대화에서 벗어날 건가요? 태초로 돌아갑니다...

다정과 사랑

2024년 05월 08일 물날 / 61분 21초


!!!
???


그래서 오늘의 주제. 바로바로~ 다정사랑인데요.
우와아아~
뭔가 이 두 가지에 관한 생각을 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뭔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거에 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서연을 찾아오게 되었어.
그렇구나. 고마워, 찾아줘서.
내가 느끼기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연이 굉장히 사랑이 많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고마워~
충분히 느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사람 잘 다가가야지 그런 생각을 했어. 어젯밤에도 너무 고마웠고. 덕분에 오늘 점심을 잘 해결했어.
진짜? 데워 먹었어?
아니, 그냥 먹었어.
그래? 그래? 괜찮았어? 나는 냉장고에 넣었다가 렌지에 데워서 따뜻한 오이를 먹었거든?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엄청 음~ 하면서 먹었는데 괜찮네~? 하면서 먹었어.
엄청난 뭔가 반응을 기대했었구나.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고요.
다행입니다. 맛있게 먹고. 아주 내가 참기름을 들이부어서, 어. 맛이 있었을 거야.
근데 진짜 맛있었어.
다행이다.
밥은 직접 한 거예요?
응. 냄비밥 했어. 내가 밥솥이 고장났는데.
어머.
밥솥 살 돈이 너무 아까운 거야. 그래서 냄비밥 해 먹은 지 한 1년 됐거든. 그래서 이제 좀 적응을 했어. 몇 분 센 불 했다가 끄고 몇 번 뜸들이고 그걸 아니까.
1년 동안 냄비밥을 했다고? 대단한데~
근데 이번엔 쪼끔 너무 꼬들거리게 된 것 같긴 했는데. 그래도 음...
맛은 있었어~
마음이 급해서 뜸을 좀 덜 들였어. 원래 20분은 들여야 되는데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하아아~ 하면서.
저녁에 먹은 거야, 그거?
응. 그때 저녁에 해서 먹었어. 내가 원래 김밥을 되게 어려운 음식인 줄 알았는데 길멋 때 서로한테 만드는 방법을 배웠어.
허어! 구조적 김밥을 배우고 나서.
오, 할 만한데? 그걸 느낀 거야. 근데 나는 막 안에 그 채소들을 다양하게까지는 넣을 자신은 없고 오이를 좋아하니까 오이를 가득 넣어서 마요네즈 찍어 먹어야겠다 해서 처음으로 도전해본... 재밌었어. 그리고 할 만하더라고.
좋은 경험이었네?
응응응.
이제부터 구조적 김밥 시작. (웃음)
웬만하면 진짜 다 싸 먹으면. (웃음) 조금 그 벽이 허물어졌어. 응응응.
나도 서로랑 한번 해먹어봐야겠다. 서로에게 초대해 달라고 해야지. (정적) (웃음) 자꾸 무슨 목적이 있는 대화를 하니까. 자꾸 그 거기로 돌아가야 될 것만 같은.
(웃음) 부담감이 느껴져?
응. 너무 순간적인 어색함.
으아아아~
(웃음)
근데 자연스럽게 얘기하면 준서가 정리하기 너무 힘든 거 아니야? 막 이런저런 별의별 얘기 다 하면.
근데 난 그런 얘기 담는 걸 좋아해.
어, 그래? 다행이다.
그렇지만 한번 보여주고 안 되겠다 싶은 건 뺄게.
오케이, 오케이. 좋아.
ㅇㅇ 가니?
(웃음) 왜 이렇게 새침하게. 아니?
산책 가니? 울러 가네. 그래서... 킁. 내 언어. 이게 내 언어로 쓴 다시 쓰는 사전이어서. 이렇게 바깥 사전은 이렇게 정의가 되어 있는데. 한편 나는 이렇게 정의를 하는 거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품는... (웃음) 아, 너무 부끄럽다.
(웃음) 왜~
너무 고백하는 기분이야. (웃음) 이거랑 사랑을 많이 하는 게 나의 다정이고. 한편 그 사랑은... 이게 더 부끄러워. 눈길이 가고~ 생각이 나고~ 말하고 싶고. 손에 쥐고 싶은 이런 고양이 눈사람 같은.
우아아악~
이런 게 나한테는 다정사랑인데. 자, 이제. 내가 몇 개 질문...
오케이.
다정을 서연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다정...
응, 이렇게 다른 언어로.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서. 사전에는 어떻게 나왔냐면 정이 많은. 정분이 두터운. 혹은 친구 가족, 연인 관계에서 잠깐 잘렸어.상대에게 많은 정을 표현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이 다정이야.
다정. 나는 그... 오늘 서울에서 수업 듣고 버스 타고 오면서 준서가 오늘 다정사랑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다 그랬지? 그래서 그럼 뭔가 그 두 개가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물어볼 것 같은거야. (웃음)
으아아악~ 간파 당했어~ (웃음)
하면서 나는 생각을 해봤거든. 근데 그냥 1차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나에게 다정은. 음... 그냥 쉽게 지나치지 않는 마음. 그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고 나서 2차적으로 또 들었던 생각은, 근데 가끔은 지나치기도 해야 되는 순간도 있는 것 같은 거야. 음... 누구는, 예를 들어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누군가 내가 발견했어.그럴 때 가끔 모른 척해 주는 게 또 좋을 때도 있잖아.
그치그치.
그래서 어쨌든 지나치지 않는 마음인데. 그거를 잘 다루는 거는 약간 어른의 영역인가? (웃음) 약간 성숙해 가는 과정의 영역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근데 그래도 그런 마음을 발견할 줄 알고. 간직할 줄 아는 게 다정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
따뜻해~
그래?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그랬던.
좋네요~
그래서 막 그런 생각도 했어. 가끔 그런 마음을 나도 발견하거나, 뭔가 지나치려고 할 때 다시 엇? 하고 되돌아가는 순간들 있잖아. 그런 순간들에서 어, 여기서 내가 약간 손을 내미는 게 상대방한테 좋을까,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게 상대방한테 좋을까를 고민할 때가 있는데. 옛날에는 그런 깊이 생각 안 할 때는 무조건 손을 내밀었던 것 같거든. 근데 뭔가 어른이 될수록 그거를 더 망설여질 때가 뭔가 더 생기는 것 같아.그게 내가 점점 많은 마음들을 알아서 그런 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맞아. 살아가면서 나도 가끔 모른 척해줬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으니까.
맞아, 맞아.
그래서 뭔가 나오는 살짝 역지사지의 느낌. 나도 모른 척해줘야겠다 하는 느낌?
맞아, 맞아. 근데 또? 어쩔 때 보면 막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 예를 들어서 그때 나 사실 이랬어, 하고 친구들한테 얘기를 하면 친구들이 헉. 그때 그냥 아는 척해주지~ 이럴 때는 또 이렇긴 한데. 그게 늘 어렵긴 한 것 같아.
그렇지. 그걸 또 대놓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맞아, 맞아.
혹시 내가 필요해?
어어, 맞아, 맞아.
라고 물었을 때 그게 좋은 사람이 있고. 그런 걸 왜 물어봐? 이러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이야.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 나를 지나쳐 간 많은 사람들이... 맞아, 늘 일면적인 면만 있을 수 없으니까 모든 것에서.
맞아.
지나쳐주는 것까지 다정이라니...
그래서 난 근데 그런... 그런 예도 있었어. 내가 그전에, 그... 공연을 했을 때 친구들하고 서로 돌아가면서 요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내가 그날 밤에 꿨던 꿈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다? 그럼 그때 꿈이 되게 그 당시에 나의 불안을 많이 응축하고 있는 꿈을 꿨었어.근데 나는 그래도 내가 불안한 상태인 걸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그냥 그 얘기를 친구들한테 편하게 했는데. 그때 많이 친하지 않았던 친구가 끝나고 엄청 장문의 카톡을 남긴 거야. 근데 그 꿈이 약간 그런 내용이었거든. 내가 그때 또 예술을 하고, 어떻게 보면 예술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하는 예술은 음... 뭔가 깊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너무 행복한 예술만 하는 것 같고? 너무 유토피아적인 얘기인 것 같고? 근데 이런 예술이 누군가한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어. 근데 꿈속에서 내가 막 숲을 헤매는데 나의 친한, 옛날 오래된 친구들이 너는 그런 식으로 예술하면 누군가한텐 상처를 줄 거야, 이런 비난을 하는 거야.
왜 이래?
근데 그런 꿈을 꿨거든. 내가 막 숲을 헤매면서 그런 비난의 목소리를 듣는. 그 당시 나의 고민들이 담긴. 근데 그러고 나서 그 꿈 얘기를 하니까 친구가 허, 나는, 서연 너의 예술이 너무 좋고 너의 예술은 나에겐 상처가 되지 않아라는 그 마음을 보여준 적이 있었어.
(ㅠㅠ)
근데 나는 그게 사실 그냥 던진 말이었고 사실 그렇게 말을 함으로써 이미 치유가 되고 많이 그냥 해소가 된 상태였는데 그 친구는 그 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거잖아. 난 그 용기가 너무 고마운 거야. 별로 친하지도 않았을 때였고. 그리고 그 친구도 워낙 섬세한 친구여서 내가 먼저 문을 두들겨도 될까? 라는 고민을 엄청 많이 했는데? 그래도 도저히 못 지나치겠어서 결국 나한테 메시지를 남긴 거잖아. 난 그게 다정하면 그 일이 항상 떠올라 그래서.
진짜, 진짜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쉽잖아. 그냥 내가 어쨌든 감정이라는 걸 나누면 뭔가 약간의 책임감이 생기는 것도 있고 이거를 들은 이상 계속 들어야겠다. (웃음)
맞아.
내가 뭔가 힘들 때마다 나를 찾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거를 살짝 감수하게 되는 경향이 나는 없지 않아 있는데. 그래서 뭔가 그런 (그 분이) 어땠을지 모르지만 대가 없는 선의 같은 느낌들을 받으면서.
맞아, 맞아, 맞아.
너무...
나도 그때 완전 녹았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지? 너무 고맙다. 나한테 이렇게 연락을 해줬다고? 이러면서.
날 이렇게까지 생각해 줬다고?
응응응응.
그런 사람들 진짜 귀해.
응, 맞아.
그런 것도 되게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같아. 어느 정도 자기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품이 돼야.
맞아, 맞아.
말해줄 수 있는.
진짜 되게 말랑하고 연약해서 힘들 때도 있는데 그래서 발견하는 것들이 또 있으니까.
맞아.
그걸 믿고 살아가는 수밖에.
맞아.
난 내가 그래서 되게 힘들 때가 많거든? 근데 그렇지 맨날 울면서도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거야, 이러고 맨날 그러거든. 그게 또 통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다정이 있고. 또 아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다정도 있는 것 같아. 나는 그런 사람들한테도 또 위로를 되게 많이 받거든. 생각해 보니까 약간 사람에 따라서 그 다정의 모양도 엄청 다르니까.
맞아.
그랬답니다.
고마워요. 그러면 얘기를 들으니까 떠오른 키워드가 배려?랑도 연결이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 맞아. 근데 허! 난 뭔가 근데 배려는 뭔가 약간 어렵게 느껴진다?그게 사람마다의 기준이 엄청 다르고 배려는 뭔가. 그... 선이 이렇게 있는 느낌? 뭔지, 뭔지 알지. 그 선을 넘으면 안 되는데 이 안에서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해야 되고. 근데 그 선도 사람마다 또 다르잖아.
맞아. 자기는... 이제 누군가는 나는 이렇게 배려한 거야, 라고 말하는데 다른 누군가는 그게 어떻게 배려일 수가 있어,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지.
예를 들어서 나는 되게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한다고 생각을 해서 말을 삼켰는데 그 사람은 어, 저 사람 왜 그렇게 무심해? 할 수도 있는 거고. 어려워. 물론 다정도 그거랑 느낌이 비슷하지만.
배려라는 단어에는 어떤... 무게가 좀 더 있는 것 같아.
그런가 봐. 뭔가 약간 더 사회적인 느낌이잖아. 그치. 다정은 뭔가 관계 속에서 이렇게 느껴지는 감정.
따뜻하고 포근포근한 그런 이미지가 상상되는데 배려하면 이제 뭔가, 배려해야 합니다. 서로를 배려합시다.
나 진짜 생각해 보니까 다정이라는 말은 그래서 편지에 되게 잘 쓰는 것 같아. 응. 어감도 좋고 뭔가 되게 마음을 나눴던 사람들한테는 편하게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서? 근데 배려는 약간 어려운 분들한테 쓰는...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편하게 왔습니다. 그런.
배려는 한층 더 위에 있나 봐. 그런 느낌? 다정은 나랑 같은 층에 있구.
응, 응.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맞아. 나도 그 정도로 크게 생각해 보진 않았어. 맞아. 편지 쓸 때 다정한 너에게, 다정한 너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어.
맞아.
정말 감동이었어~
행복하다, 너랑 있어서~ 막 이럴 때 쓰고. 그렇고. (웃음)
호호호.
아, 내가 넘기는 걸 잘 못해. 넘어가는 자연스러움을.
넘어가는 자연스러움을~
다음은... (웃음) 악. 서연의 사랑은 어떻게 표출되는지?
나의 사랑은 어떻게 표출되는지.
조금 더 설명을 썼는데. 표현 방법에 대한 것도 서연이 의식하고서 하는 그런. 튀어나오는 부분들?이나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그냥 나가는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아.예를 들어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사진을 찍는다든지, 그 사람이 생각난다는 것들을 보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나는 평소에 연락을 잘 안 하거든. (웃음) 그래서 그렇게 안부를 묻는다든지 하는 거였어. 생각나는 게, 또 보면은 기념품 샵 같은 데 가서 보면 그거 사놓고 나중에 만날 때 준다든지 그런 식으로.
맞아, 나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 음.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은, 뭘 좋아하는지 아니까. 근데 그 친구들을 내가 평소에 생각을 안 한다고 해도 뭔가 이게 어딘가에 조금씩 깔려 있나 봐. 그래서 길을 가거나 진짜 아니면 어디를 들리거나 뭘 사러 갈 때 그런 게 보이거나 발견되면 난 너무 행복해. 어. 그래서 그런 걸 정말 사진 찍어서 보내기도 하고. 아니면 사서 모아뒀다가 그 친구를 만날 때 주기도 하고. 근데 나는 그런 걸 되게 하는 게 그... 정말 산책하다가 발견되는 것들? 중에 친구들이 떠오르는 것들? 그런 거 사진 찍어서 잘 보내는 거 같애.
맞아.
그게 내 표현 방식 중에 하나인 것 같아. 그리고 가끔 그럴 때도 있어. 뭔가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이 좀 꽁해 있거나, 내가 별로 안 좋을 때 나는 일부러 내가 먼저 연락을 하진 않거든. 그 친구도 뭐 맨날 이렇게 연락 주고받지 않으니까 애써서 막 그걸 풀려고 하지 않는단 말이야. 그냥 이 마음이 좀 지나가면 다시 연락해야지, 내가 예쁜 말을 할 수 있을 때 다시 연락해야지, 하고 그냥 그 마음이 가라앉길 기다리는 편인데. 가끔 친구가 생각나는 무언가를 볼 때 갑자기 마음이 풀려버릴 때가 진짜 많아.
신기하다.
응응. 그냥 갑자기 연락하고 싶고. (웃음) 그러면서 걔가 좋아하겠다. 그러면 나 혼자 꿍해 있다가 나 혼자 풀리고 나 혼자 신나서 연락하고. 그리고 또 그 친구는 또 아무렇지도 않고. 왜 그러냐면 항상 그런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거든.
말을 잘 안 하는구나 이것 때문에 빡쳤어.
안 하는 거. 그런 거. 금세 풀어지고.
나는 오히려 그런 뭔가 내가 혼자 꿍해 있을 때 그런 생각하는 거 보고 허~ 이러면서 다시 모른 척 안 보거든? 뭔가 난... 어려워.
맞아.
어떤 관계가 얽힌 걸 푸는 게.
맞아. 근데 나도 그거를 너무 못해서. 그게 사실... 그 푼다는 게 너무 중대한 문제가 되면 안 되잖아.
맞아, 맞아.
그냥 소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사실 제일 좋은 거잖아. 근데 난 그걸 항상 못해.
그래서 안에서 으아아아아~ 이러다가.
나 혼자 그냥 삭힐 때까지 있다가, 어. 항상 그래서 큰맘 먹고 친구하고 얘기하고 하면 그게 일이 커지니까 더 어려워지더라고. 물론 친구도 좋은 친구니까 내가 서운한 걸 얘기했을 때 잘 받아들이긴 하지만. 나도 그렇게 말하기까지 너무 큰 마음을 먹어야 되고.
맞아.
친구도 내가 갑자기 막 그런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그랬구나, 이러면서 그렇게 되고.
맞아. 나도 가끔 그런 게 있으면. 뭔가 이걸 말을 해도 안 풀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런. 그, 진짜 다른 건 다 잘 맞는데 그런 이게 안 맞아서. 그러면 너무 슬프니까?
맞아.
그래서 오히려 그런 순간이 오면 그 친구를 더... 좀 깊고 오래 보면서. 얘를 이해하려고 시도해 본 시간이 많은 것 같아.
난 근데 그게 친구한테는 진짜 어려운데 유일하게 되는 게 난 애인인 것 같거든. 난 애인이랑 지금 4년? 만났는데. 가장 그래도 맨날 붙어 있고 지금은 맨날 절대 안 보지만.
어어어.
어쨌든 맨날 연락하고. 가장 붙어 있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그럼 마음이 꽁해 있으면 바로 티가 나는 거야. 그리고.
너무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거야. 너무 맨날 보니까.
바로 티가 나고 연락을 계속하니까 그게 말투에 담길 수밖에 없고. 그래서 만나는 4년 내내 그걸 연습한 것 같아. 그냥 서운한 마음이 있으면 바로 얘기하고 바로 풀고 바로 사과하고 다시 좋아지고 그걸 4년 동안 계속 한 것 같아. 그리고 어쨌든 나는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항상 얘기하면 별거 아니었으니까. 얘기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그게 이제 근데 애인하고는 되는데 친구하고는 여전히 어려운 것 같아.
맞아. (고민) 내가 사실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계속 생각해 보고 있는 게 내가 인간관계들에 있어서 너무 고민을 많이 하고. 너무 그걸로 맨날 늘상 스트레스를 받는 거야. 이 얘기 저번에도 했던 적이 있던 것 같긴 한데. 그래서, 맞아. 저번에 졸업 작품에서 인간관계 인터뷰집도 하고 그랬잖아. 그래서, 계속... 물어보고 있지. 답해줘서 고마워. (웃음)
마무리 단계인 거야?
아니야, 아니야.
급마무리인 줄 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수집하고 있구나.
계속 뭘 물어보지? 그랬을 때 뭔가... 작품이나 가치관에 관한 얘기는. 오히려... 그것보다 더 먼저 인간 얘기에 대한 얘기를 자꾸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 그게 나의 가장 큰 화두인 것 같아. 최근에.
근데 나도 항상 그게 중요했던 것 같아. 그래서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는 뭔가 같이하는 사람들이 중요했고, 옆에 누가 있는지가 중요했고. 그리고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이야기를 내가 쥐고 있는지? 그게 나는 되게 중요한 사람이야. 그래서 혹시 몰라서 뭔가 내가 되게 사랑이 나도 나한테 엄청 중요한 키워드였어서. 작품첩이랑 우리 냈던 자소서에도 내가 막 그런 얘기를 했었거든? 근데.
준비성이 철저한...
내가 이렇게 처음에 시작했었어.

사랑 짱 많아.
그리고 나는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사실 막 한 분야를 엄청 오래 파 온 건 절대 아니란 말이죠? 그냥 이런 거 저런 거 했었고. 학교에서 작업할 때도 남들이 그거 왜 해?라고 하는 작업들을 해왔었는데. 그럴 때마다 진짜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냥 그때그때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냥 내가 느껴지는 사랑에 따라서 움직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음... 그런 과정이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절대 후회가 되지 않고. 근데 그 이유가 나는 사랑 덕분이라고 생각해. 그게 있으면 그... 과정이 다 의미가 있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나에게도 그런 사랑이 중요했는데. 준서가 또 그거를 물어봐줘서 너무 기뻤고. 나는 그게 되게 내가 사라지는 시점에 파티를 왔다고 사실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난 항상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고 싶은데 그게 바닥난 것 같으니까 그게 더 나를 힘들게 할 때도 많았고. 그랬는데 준서도 그렇고. 또 다른 분도 그렇고. 되게 나에 대해서 사랑이 느껴진다고 얘기를 해주는 거야. 근데 나는 그게 너무, 너무 고마운 거야. 그래서 나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그게 남아 있구나. 근데 만약에 그게 남아 있으면 난 내 친구들 덕분인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친구들 덕분에 그게 잘 사라지지 않는구나. 그리고 그렇게 한 번 남았던 감정들이나 사람들은 진짜 오래오래 가나 보다. 나도 모르는데. 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
울 것 같애, 자꾸. (웃음)
나는 친구들이랑 말하면서 나는 사실 별로 우는데 친구들이 진짜 많이 울어. 어. 그리고 이것도 준서 하고 뭔가 얘기 들으니까 생각나는데 이거는, 그... 내가 친구들하고 심심한 극장이라는 연극을 한 적 있었거든. 근데 그게 공동 창작이자 다큐멘터리 연극이어서 어떤 대본이 있는 연극이 아니었고. 우리가 관심이 있어 하는 주제, 어떤 이야기들을 파고파고 파서 어떤 활동들을 만들고. 그 활동들을 우리가 직접 수행하고 그걸 연극의 장면화시키는 작업이었어. 그래서 그때 우리의 관심사는 우리가 그때 엄청 찌들어 있었던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심심함,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가 우리한테 키워드였고. 그거에 관련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해서 그 사람을 위해서 식사를 해주고 그... 식사를 대접받은 나의 친구가 그 식사를 먹고 함께 이야기 나눈 그 시간으로 시를 써달라고 부탁을 한다든가. 그걸로 장면으로 올리고 약간 그런 연극 작업이었는데. 그 연극을 하면서 나는 너무 내가 인생에서 했던 작업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작업이었거든. 근데 그 이유가 그런 연극을 한 내 자신이 일단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 연극이 되게 사랑스러워지면서 나의 일상도 되게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엄청 들었어. 이 예술과 일상이 분리가 안 되는? 그런 활동이었고 그래서 사실 끝날 때 되게 너무 힘들었던 게 내 일상이 끝날 것 같은 느낌이긴 했었거든. 근데 그래도 어쨌든 다시 잘 살아보긴 했는데. (웃음) 그때 내가 그 연극의 과정에 한가운데 있을 때 그냥 혼자 쓱 써 내려갔던 글이 있었어. 근데 그게 일기였는데 그 일기가 나는 내가 항상 품고 가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 근데 그게 일기가. 그래서 준서 하고 이거 같이 나누고 싶었어.

(읽는 중) 무아아아...
아무튼 그때 그랬어. 되게... 함께하는 사람들이랑 엄청 행복해 하면서 작업했고 물론 너무 힘들 때도 많고 서로 상처 줄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같이 붙어 있고 싶은 이유는 진짜 사랑해서 그랬겠지. 계속 그걸 그래서 아픈 데도 풀고 싶고 더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과정을 겪다 보니까 사실 결과는 별로 안 중요해지는 거야. 어어. 그러면 이 과정만으로도 나에게는 너무 많이 남았기 때문에. 근데 나는 앞으로도 그런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내가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랑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근데 그 이후에 사실 작업들은 난 되게 힘들게 작업을 했거든. 그래서 친구들하고 이게 같이 했던 친구들하고 하는 얘기가 그때 우리가 너무 순수해서 그렇게 작업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그거는 진짜 우리가 뭐에 홀렸었던 것 같다고. 사실 그때 과정도 너무 행복했고 결과도 되게 잘 나왔었거든. 근데 우리가 행복했기 때문에 그랬겠지? 근데 그래도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하는 친구 그래요. 그래서 그런 작업을 계속하고 싶은 거지.
뭔가 같이 친구들이랑 전시하고 했던 얘기를 들으니까. 나도 친구들이랑 밴드동아리 친구들이었는데. 사실 다 그냥 선후배 관계였어요. 그냥 친하지도 않았다가 어쩌다 우연한 관계로 우리 같이 전시회 하나 해볼래요? 이러면서 다 이제 되게 창작의 욕구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이어서 다들 좀 예술에 관심도 많고. 자기만의 작품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들 학교 다니고 과제하고~ 교수님 어쩌고 저쩌고 막 이러고 있으니까 내 거 할래!! 이게 엄청 급했던 시기였는데. 그래서 그 사람 그렇게 모여서 이제 자기 주변에 같이 했으면 좋겠다 싶은 지인들 이렇게 데려오고 하면서 한 3일 동안 전시를 올렸던. 크리스마스 때였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24 25 26일 이렇게 했나. 하여튼 그 시즌에 전시를 올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 나도 진짜 진짜 힘들었거든. 그거 준비하면서 다들 진짜 의견도 다 다르고 그때 막 준비하면서 밤도 새고 하튼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지금 그게 한 3년 됐나? 2022년 1년 막 그때. 그때 하고. 그때 이제 막 갑자기 확 친해져서 그거 이제 막 전시 준비하면서. 맨날 별로 별로 만날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맨날 모여서 회의도 하고 그냥 같이 모여서 작업도 하고 그러면서 진짜 정이 너무 깊어져 버려가지고. 지금도 이제 가끔 시간 되는 친구들끼리 다 같이 모여가지고 만나고 하는데. 나도 진짜 사랑하지 않았으면 못 했을 것 같은 생각이, (웃음)
맞아.
들어. 지금까지도 아직 친한 걸 보면 진짜 내가 많이 사랑하나 보다 싶은 걸 깨달을 때도 있고.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 안부를 주는 먼저 물어주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많이 배운 것 같아. 그렇게 물을 수 있구나. (웃음) 내가 워낙 연락을 안 하니까. 다들 왜 연락을 안 해?라고 하는 친구들이 되게 많았거든. 그래서 그랬는데 덕분에 좀 많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야. 사랑을 배우는 중이지.
갑자기 그때 준서가 나한테 떡볶이 먹자고 집에 올라가라고 했던 게 너무 고마워지고 소중해진다.
그게 우리 시작이야!
그때도 완전 진짜 학기 초였잖아.
맞아.
나도 그렇게, 나는 진짜 친해져야 나는 먼저 연락한단 말이야. 근데 너무 대단하다. 나는 만나자는 얘기를 잘 못하거든. 왜냐면 그 사람한테 부담이 될까 봐. 진짜 친한 친구한테 그냥 야, 만나자, 만나자! 이렇게 하고.
그런데.
준서가 늘 그렇게 먼저 해줘서 나도 준서한테 집에 놀러 오라고 할 수 있었어.
히히. 나도 뭔가 홀렸나 봐. 홀린 듯이... 같은 건물? 헉. 절대 친해져. (웃음) 그때도 이미 그냥 사실 우리 처음에 길잡이 때 만났잖아. 길잡이 때 만나고 너무 좋은 사람이다.
허, 진짜?
그런 생각이. 내가 조금 감이 있어.
허, 고마워. 어떻게 그런 걸 느끼는 거지.
서연은 보여. 그런 게 뭔가, 뭔가 엄청... 그 얼마, 진짜 초면이잖아. 초면인데도 상대를 굉장히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별로 아니었을 수 있어. (웃음)
고마워...
그렇지만 그런 게 사실 어쨌든 계속, 마음을 소모해야 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하거든. 그게 쉽지 않아서.
음~
근데 그런 마음을 써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초면인 나에게도? 헉.
진짜?
헉. 너무 따뜻하다.
그렇게 느껴졌다니 고마워.
그 이후에도... 진짜 나는 어제도 너무 놀랐어. 오이 김밥을 갑자기... 지금 @#%$ 같아. 오이 김밥을?
아니, 나는 준서가 그 스파게티가 너무 감동적이었거든. 꽉꽉 채워가지고.
아, 그러네~
어, 너무 맛있는 거야.
그때 나 별 생각 없었거든. (웃음)
(웃음) 아, 그래? 그때 그래서 이게 이웃인가. 진짜 잊고 있었던 그 어렸을 때 이웃은 약간 그릇 주면 그게 빈 그릇으로 안 돌아오고 막 이런 게 어렸을 때 이웃이었는데 그게 어느 순간 좀 사라졌잖아. 근데 준서한테 나의 통에 준서의 음식이 가득 차서 온 걸 보고 허, 그래, 이게 이 건물에 그래도 나의 이웃이 있다! 막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 오이 김밥을 쌌는데 생각보다 많이 싸니까 준서가 생각이 나고 이런 거야. (웃음)
꺄~ 너무 따뜻해~ (웃음)
우리 다정을 실천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우리 그냥 별 생각 없었지만 갑자기 생각나는 거야. 어, 이웃? 가야지~
맞아, 맞아.
이런 우연이 쌓이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정말 귀한, 귀한 인연이다.
또 마무리 지으시는 건가요?
(웃음) 부끄러워서요.
아, 그런 겁니까~
도망치고 싶어, 살짝. 맞아. 우리 영화 봐야 된다고.
좋다.
요즘 바빠?
요즘?
어떤 것 같아, 과제의 양이?
내 마음만 바쁜 것 같아. 과제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거든? 내 마음이 바쁜 거 같아. 그래도 어떻게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 있어!
준서는 바빠?
마음도 몸도...
아, 그래? 몸도 바쁘구나. 오케이.
사실 어제까지 마음이 진짜, 살짝 맥스였는데. 오늘 아침에 줄었어.
다행이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허~ 이건 명작이야... 이러면서 사르르르르르... 그러면서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가벼운... 난 근데 약간 마음이 바쁘면 그런 걸 잘 못 본다. 책이나 영화.
나도.
아, 그래? 드라마 봤잖아, 그래도.
좀 회피한 거야.
아, 그런 거야? 아, 그런 거야.
내가 할 일을 모른 척하기. 근데 진짜 이럴 때... 책을 더 못 찾아. 나도 책을 진짜 안 찾게 되는 것 같아. 책을 진짜? 어떤? 여유로운 시간에? 아무것도 없을 때? 아, 책 한 번 볼까? 이렇게 펼쳐놓고 이제 옆에 차 하나 있고 다과 이렇게 있으며는 함냠냐 이러면서 한 권을 그 자리에서 앉은 자리에 다 보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어서 쉽사리 책을 펼치지 못하게 되는 거 같아.
응응. 나도 그래서 약간 시간이 갈수록 도피하는 곳을 찾고 있어. 그러니까 그게 멀지 않고. 이게 벗어날 수 있는 곳. 그래서 내가 사실 동물의 숲을 엄청 오랫동안 옛날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이제 와서 다시 산 게 그거였거든. 근데 거기는 되게 평화로운 곳이니까 내가 막 이렇게 시달리다가 그곳으로 도피를 하려고 산 건데 바빠지니까 더 못 하겠는 거야. 왜 나하고 너무 이질감을 느껴서? 그 친구들은 너무 평화롭고~
너무, 함냠냐~
너무 아무 걱정이 없어.
맞아.
그게 막 너무 나를 더 불안하게 하는 거야. 그래서 근데 이걸 그래도 찾아야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산책도 되게 자주 하잖아.
어, 맞아, 맞아.
살짝 루틴 식으로 하지 않아?
맞아, 맞아. 그리고 산책하면 근데 나 사실 그래서 산책의 그 힘도 되게 잊고 있었거든. 학기 초에는? 산책 가는 것도 되게 불편한 거야. 근데 저번에 너무 졸린 거야. 근데 너무 졸려가지고 안 되겠어서 한 번 산책을 하고 왔는데 갑자기 몸과 마음이 너무 가벼워지고. 그전에는 나의 책상에서만 막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약간 시야가. 약간 3인칭 시야가 된 것 같으면서 이거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뭔지 알지.
갑자기 엄청 회복했어.
(웃음) 그래서 너무 그 힘을 느껴서, 그 뒤로도 계속 다시 산책을 열심히 하고 있어.
나도 좀 산책 해야지... 계속 이런 마음에 짓눌려서 해야 되는. 그런 도피처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한. 어떻게든 숨을 살아야 되기 때문에. 나도 루틴적으로 하는 게 있는데. 자기 전에 리듬 게임.
오. 그 노래 선정해가지고 이렇게 하는 거? 리듬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
응, 막 이제 다다다다다. 이따가 보여줄게.
어, 좋아. 무슨, 노래도 준서가 선정하는 거 아니야?
근데 그. 노래들 이제 몇 개 들어있긴 하지. 거기 중에서 내가 이제 골라서. 다 아는 노래가 돼버려가지고.
허, 대박이다. 어, 근데 나는 항상 게임 빠지면 약간 멈추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을 잘 안 해.
시간을 정해야겠네.
시간을 정하던가.
나도 맨날 하면 딱 세 턴만 해야지. 해서 딱 세 턴이 이제 주어진, 어떤 하트 같은 거를 다 소비할 수 있는 양이란 말이야. 세 번 하고 이제 그만해야지 하는데... 헛. 한번 더 해볼까?
맞아~
이러면서 1시간이 훌쩍. 허...! 시간이...! 나는 자기 전에 하잖아.
맞아~
허~...! 이러면서 잠들고. 그렇지만 가끔 그렇게 하면 좋은 것 같아.
응, 그럼. 가끔 그렇게 벗어나고, 그러기도 해야지. 매일 그렇게 정갈할 수 없어, 사람이. 그게 막 늘어지고 퍼지는 날도 있어야 돼.
맞아.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진짜 옛날에는 늘어지고 퍼지면서도 불안했거든. 근데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다시 부지런해지고 그러지 않는데 이제는 그냥 마음 편하게 그냥 늘어져 있는. 이 시간을 온전~히 만끽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건 좀 아는 것 같아. 괜히 마음만 불안한다고 해서 뭐... 뭐가 나아지는 게 없어.
쉬어야 돼...
맞아...
방학이 되면 어떻게 쉬실 생각이죠?
난 방학이 되면 일단... 좀 알바를 해가지고 어느 정도의 생활비를 벌어놓고. 그리고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했던 선생님이, 내가 대안학교를 다녔어가지고. 그 대안학교를 이제 그만두시고 제주도에 책방을 여셨어. 근데 그 선생님의 평생 꿈이 제주도에 책방을 여는 거였거든.
허, 꿈을 이뤘어...!
근데 그 선생님이 항상 되게 안 될 거야~ 그냥 꿈일 뿐이야~ 맨날 그 얘기를 덧붙이셨는데 진짜 그 꿈을 이룬 거야. 그리고 졸업한 이후에도 되게 자주 봤던 선생님이어서 그 과정을 엄청 옆에서 많이 봐왔거든. 선생님이 진짜 이걸로 내가 괜히 늦은 나이에 괜한 꿈을 이루려고 하는 거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아니야, 그래도 서연아 나 다시 해볼래, 하셨다가 집안의 여러 사정 때문에 안 될 것 같아 하셨다가 아니야, 그래도 내가 중요해, 하고 돌아오셨다가. 그때 다시 제주도에 어디에 할지 집 알아보시고 이 과정을 다 봐서 결국에 책방을 4월에 오픈을 하셨어. 근데 내 친구 중에 제일 친한 친구 중에 그 음악하는 친구가 한 명 있거든. 근데 그 친구하고 그 책방에 놀러 가기로 했어.
와~
그래서 그 친구가 책방에서 작은 공연도 하고. 그래서 지금 그 여행을 아주 기다리고 있어.
여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겠다.
응응. 그리고 뭔가 이제 파티에서의 생활이 조금씩 편해졌는데 나는 초반에는 되게 나도 모르게. 엄청 긴장하고 눈치를 엄청 많이 봤던 것 같아. 근데 난 그거를 왜 그랬는지는 몰랐는데. 내가 학교 갔다 오면 진짜 별것도 안 하는데 너~무 졸리고 너~무 힘든 거야. 근데 이제 그게 이해가 돼. 왜 그랬는지 내가 긴장을 그만큼 많이 하고 분위기를 살피느라 에너지를 진짜 많이 썼구나. 그거를 이제 좀 알아서. 그랬던 게 이제 어쨌든 1학기 내내 지금도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방학에는 좀 알바를 어쨌든 하면, 규칙적인 생활이 만들어질 거고, 그러면 푹 쉬면서 일하고, 뭐 하고, 뭐 여행 가고 하지 않을까 하고 있어.
좋다.
준서는 어떻게 해?
나의 방학. 나는 일단 6월 중순에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을 갈 거야.
멋있다.
이미 표를 샀지. 아, 숙소 예매해야 되네. 어, 숙소를 예매해야 되고.
우와. 거기 친구들도 많이 가는데.
오예!
거기 많이 가는구나. 난 돈 없어서 안 갈게, 막 이러고.
맞아. 페스티벌이 아~ 쉽지 않아.
맞아.
공연에 비해서. 그래도 원래... 작년에도 바빴, 지만. 재작년에는 되게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던 편이었는데. 그런 게 한참 끊겨가지고 아, 공연! 페스티벌! 너무 땡긴다! 했었는데. 이제 좀 여유 있게 살아보자, 라는 마음가짐을 하려고 매매를 한 것도 있는 것 같아.일단 그게 있고. 바다... 를 갈 거야.
어디 바다?
그건 정하지 않았어.
그렇군요. 바다면 다 좋은 것인가요?
응. 진짜 속초를 사실 1년에 한 번씩 꼭 가거든. 친구들... 제일 친한 친구들이랑 늘 뭐, 계획을 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한 명이 다다음 주에 혹시 뭐 해? 그러면서 연락 와.
오~
그러면 오예! 가자, 바다. (웃음) 이러면서 갑자기 쑥쑥 막 가고. 그러면서 갔다오고 그랬는데. 그건 사실... 3월 2월인가에 갔다 왔어 가지고. 또 다른 바다를 가야지. 바다에 가서. 근데 난 진짜 거기 가만히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다. 수영도 좋아해?
수영은, 잘하지 못해.
아~
떠 있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마도? 수영 한 달 배웠었거든. 수영도 다시 배우고 싶긴 한데. 그것도 하고. 지금 사실 프로젝트, 그 출판사에서 내는 책을 조금 쉬고 있어가지고 학업상의 이유로. 그래서 그것도 다시 차츰차츰 해서 방학 안에는 다시 텀블벅을 하는 걸 생각이고. 사실 방학보다 다음 학기가 더 기대 돼.
허, 진짜? 왜?
나는 이번 학기가 너무 힘들어서. (웃음)
그랬어? 그 다음 학기는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다음 학기에는 수업을 3개 내지 4개만 들을 것 같아.
내가 지금 딱 3개 내지 4개야.
응! 그렇게 하고 싶어.
그래? 내가 3개 기본이고 하나는 6주짜리 수업이고. 음. 괜찮은 거 같아.
(마라샹궈를 시키는 대화)
좋아~ 맛있게 먹어야지. 갑자기 배고프다.
벌써 9시야.
오잉?
안 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누른 다음에 안 된다고 뜰 걸? 최대 몇 개입니다.
나는 이런 순간도 다정이랑 사랑...
아, 진짜? 너무 좋다. 아예 순간을 박제해버리는구나. (웃음)
(웃으면서 책상 쿵)
으아아~ (웃음)
내가 살짝 그런 게 있는 거 같애.
아, 진짜?
그래서 인터뷰할 때, 이전에 할 때도 막 대화하는 습관이랑 말버릇이랑 다 적었었거든.
근데 그걸로 약간 완성되는 거 알지?
어!
뭔지 알아.
그것도 약간 뭔가, 그런 다듬어지지 않은.
(마라샹궈에 양고기를 넣을지 소고기를 넣을지 고민하는 대화)
뭔 얘기 중이었지?
순간을 박제하자.
맞아.
맞아.
언젠가부터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그래서 그걸 좋아하는 거 아냐? 애프터 양을?
맞아!
으아아아~ 갑자기 그게 생각났어. 뭔가 그 사이사이를 담았잖아. 근데 그 사이사이가 별거 아니어도 그게 전부인 거잖아.
그래~
근데 그게 코드가 통하는 사람들이어야지. (웃음) 저런 게 중요해? 막 햇빛 일렁이는 거? 막 이런 거.
그게 뭐. 어쩌라고. (하는 사람들은 어려워.)
응응. 그래서 진짜 애프터 양을 좋아하나봐, 준서가. 순간을 박제해, 진짜.
다 찍어! 다 영상을 남겨. 맞아.
다시 보고 싶네.
애프터 양 볼까?
좋아. 너와 나도 봐야 돼.
맞아. 그냥 연달아서 볼까? 그럼 그냥 둘 다 우는 거. 눈물 버튼. 뫄악.
너와 나도 진짜. 근데 진짜 그런 작품을 보면, 더... 뭔가 사랑을 믿고 싶어져. 내가 아까 얘기한 그 심심한 극장, 그거와 같은 그렇게 작업할 수 있고 그런 예술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더... 믿게 돼.
믿음을 줘... 맞아.
그 영화를 난 엄청 사랑하고 조현철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엄청 그런 걸 찾아봤었는데. 조현철도 그런 과정이 자기한테 너무 중요했대. 그래서 그, 거기에 나오는 두 친구가 서로 그 커플템으로 앵무새 키링이 있는데 그거를 실제 그, 진도 앞바다에 빠뜨리고 왔었대.근데 사실 그거는 관객은 그 앵무새 키링이 그 바다에 갔었다는 걸 모르잖아. 근데 이 스탭들은 안다는 거야. 조현철은. 이 키링이 그냥 우리에겐 키링이 아니고 그 친구들의 뭔가 흔적이 남아있고, 곁들여져 있는 키링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고. 그걸 아는 상태로 찍는 거? 잡는 거는 다르다는 거지. 나는 그런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거든.
이거지~ 이런 디테일이.
그게, 그 의미가 있다는 거잖아.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게 결과로서 큰 영향을 주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는 그게 너무, 너무...
그래서 예술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돌고 돌아서. 맞아. 진짜... 나는 예술을, 나는 내가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냥 디자인을 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했어. 뭔가 아, 그런 얘기 되게 많이 하잖아, 일반 대학에서. 예술과 디자인이 어떻게 다르고. 그게 그거의 거리가 얼마나 되고 이거는 섞일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고. 막 그런 얘기를 엄청 많이 들었는데. 그런 걸 들으면서 어, 예술보다는... 좀 더 뭔가 사람과 직접적으로 닿는 것들이 디자인이라고 생각을 했어. 그랬는데 이제 파티 다닌 지 이제 두 달 됐지만. 다니면서 진짜 그런 경계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더 드는 거는. 이게 디자인이든 예술이든 이름 붙이든 그거에 상관없이 어쨌든 사람이랑 맞닿아 있는 작업을 하고 싶은 것 같아.
맞아, 맞아. 나는 그전에 이게 사람마다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잖아.근데 친구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깨달았던 게. 그 친구하고 내 생각은 되게 다~른 친구였어. 근데 그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자기가 새벽에 엄청 구석진 서울의 한 극장에 범죄 도시를 보러 갔는데 그 시간에, 극장에 사람이 꽉 차 있었대.진짜 구석진 곳이었는데. 그래서 그걸 보면서 아, 진짜 자본이 중요하다... 그걸 느꼈다는 거야. 와, 이 대중성이라는 거에 대한 힘을 느꼈대. 그래서 우리가 백날 대학로 극장이나 어디 구석진 서울 극장에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였어. 근데 나는 그 말을 들으니까 너무 상처도 받고.
그치~
서운하고 화가 나는 거야. 근데 나도 말을 하면서 깨달은 게 나는 뭐 몇 명 보는지 그게 어쨌든 그 돈이랑 현실적인 문제랑 묶여 있으니까 중요하지. 근데 중요한데 나는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내고 내가 뭔가 표현하는 일이 날 위한 일이어서 하는 것 같다고. 이게 이기적인 걸 수도 있는데. 나는 이 말을 해야 살겠고, 이 말을 해야 내 일상이랑 내 예술이 조금 더 윤택해지고, 그러니까 하는 거지. 몇 명 보러 오는지는 나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라고 얘기를 하면서 그 친구하고 뭔가 이야기가 되게 갈린 적이 있었는데. 근데 그것도 또 그런 결이 맞는 사람들이 또 있는 거니까.
맞아.
그래서 그래, 맞아. 근데 그럼 너여서 너가 할 수 있는 예술이 있을 거고 또 내가 나여서 할 수 있는 예술이 있을 거라고.
맞아.
그렇게 얘기했었지. 나는 그 친구가 하는 예술은 내가 절대 못 만들 거야. 아마, 어. 그리고 그 친구도 내가 하는 예술을 절대 못 만들 거고. 그 각자의 영역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그 얘기가 통하고 코드가 통하는 사람들이 너무 소중하고.
맞아, 진짜.
나의 홈~ 돌아갈 곳이 있어~ 이러면서.
그리고 내가 뭘 만들면서, 내가, 다른 사람이 뭘 했든 말든 상관없이 내가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런 부분에서 나오는 작업들이, 확실히 더 정이 많이 가는 거 같아.
그 노래 알아? 그 윤지영 노래 중에 나의 정원에서 그 앨범 알아? 그 노래, 그 앨범 좋아해? 아니, 난 그 앨범 들으면서 진짜 그걸 너무 느꼈어. 이 사람은 뭔가 지금 뱉어내야 되는 그 속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뭔가 되게 들으면서. 들으면서 자기의 되게 작은 정원에서 소리 지르면서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 느낌인 거야.
어어, 어, 맞아.
되게 진짜 작은 존재이지만 나는 소리를 내겠어, 하면서. 울부짖으면서 하는 느낌이었는데. 그 이 노래가 윤지영이 꼭 해야 하는 노래였겠다, 라는 느낌이 확 들었어. 그래서 되게 예술가다, 이 사람... (웃음)
(웃음) (이 사람) 자기 얘기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아직은 그 길을 잃은 시점에서 놓쳐서 다시 찾고 싶은데 저 사람은 하고 있구나, 어딘가에서 저런 사람들이 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나는 그 앨범 너무 좋아해.
으어엉...
공연에서 듣고 싶어. 얼마나 토해내면서 부를까.
진짜. 그 넓은 공간을, 자기 목소리로... 진, 아... 봤었거든.
어? 진짜??? (웃음)
(웃음)
아니, 공연을 볼 정도로 허, 좋아하는구나. 어머.
그, 그게 이제 발매될 때였나? 나의 정원 콘서트였어. 그래서 그때.
허허헉... 그 모든 트랙이 다 좋잖아. 허~ 그걸 실제로 봤다구.
그, 그때 MD로 팔았던 우산.
우산? 귀여워...
그거를 지금도 쓰고 다니는데. 그때 그 돈이 진짜 아깝지 않았어. 나 MD 살 때마다 진짜 잘 써야 된다, 이런 생각으로 사거든?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까.
맞아.
근데 진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하는.
음~ 또 그 공연장의 분위기랑 같이 들었으면 또 얼마나 좋았을까. 조명이 이렇게, 사람들 막 옆에, 노래 듣는 사람도 있고.
그때는 진짜 울었어.
응~
다음에 같이 공연 보러 가자.
좋아~